일본은 오래된 전통과 현대 문화가 공존하는 여행지로 전 세계 여행자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여행자들이 도쿄, 오사카, 교토 등 대도시 중심의 관광지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틀을 벗어나, 일본 본연의 자연과 사람,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도호쿠 지역의 매력을 조명해봅니다. 특히 도호쿠의 핵심 도시인 아오모리, 센다이, 니가타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진짜 일본’을 경험할 수 있는 숨은 여행지로 꼽히고 있습니다. 관광지로 개발되지 않은 순수한 마을의 분위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 무엇보다 여유롭고 한적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도호쿠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오모리, 센다이, 니가타 3개 도시를 중심으로 각 도시의 특색과 대표 명소, 계절별 즐길 거리, 맛집과 이동 팁까지 상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오모리: 자연과 예술의 조화
아오모리는 혼슈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로, 자연과 예술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입니다. 일본 내에서도 공기 좋기로 유명한 지역이며, 계절마다 풍경이 완전히 달라져 사계절 모두 여행하기 좋은 도시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자연 명소는 오이라세계류입니다. 이곳은 약 14km의 계류가 산과 숲을 따라 이어져 있으며, 맑은 물줄기와 폭포, 이끼 낀 바위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봄에는 신록이 가득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물,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으로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매년 다시 찾는 관광객도 많습니다.
예술적인 면에서는 아오모리현립미술관이 꼭 방문해야 할 장소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오모리 출신 아티스트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이 전시돼 있으며, 특히 미술관 외부에 있는 거대한 ‘아이누 곰’ 조형물은 많은 이들이 SNS에 인증샷을 남기는 명소입니다.
여름철에는 네부타 마츠리가 열립니다. 일본 3대 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네부타 마츠리는 수십 개의 대형 등이 시내를 행진하는 행사로, 이 축제를 보기 위해 일부러 여름에 아오모리를 방문하는 일본인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축제 참가도 가능하며, 전통 의상 렌탈과 분장 서비스도 제공되어 관광객도 함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식도락 면에서도 아오모리는 만족도가 높습니다. 일본 최대 사과 산지답게 사과 디저트 전문 카페가 많고, 호타테(가리비)는 싱싱함과 풍미가 압도적입니다. 특히 ‘호타테버터구이’나 ‘사과카레’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스타그램 인증 필수 메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지 시장인 아오모리 어시장에서는 아침부터 초밥, 사시미, 장어덮밥 등 각종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습니다.
센다이: 역사와 현대, 자연이 어우러진 도시
센다이는 도호쿠 지방 최대 도시로 ‘도시적인 편리함’과 ‘자연 속 여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곳입니다. 인구는 약 100만 명이지만, 도쿄나 오사카보다 관광객이 훨씬 적어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일본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센다이의 대표 명소는 즈이호덴입니다. 에도 시대를 대표하는 무장 다테 마사무네의 묘소로, 유려한 곡선과 화려한 금박, 전통 목조 건축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주변 삼림과 묘지 자체가 하나의 정원처럼 조성되어 있어, 가을에는 단풍, 봄에는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또한 센다이는 자연과 함께하는 여행에도 최적입니다. 대표적인 명소 마츠시마는 일본 3대 절경으로 알려져 있으며, 260여 개의 섬이 바다 위에 점점이 흩뿌려진 듯한 경관을 자랑합니다. 유람선을 타거나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며 자연의 조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센다이에는 온천도 발달해 있습니다. 시내 중심에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아키우 온천, 사쿠나미 온천 등은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 인기 있는 휴식 공간입니다. 온천 후에는 전통 료칸의 정식을 즐기며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습니다.
미식 여행으로도 센다이는 매력적입니다. 특히 규탄은 센다이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대부분의 식당에서 규탄 정식을 제공합니다.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간이 특징이며, 밥, 국물, 반찬까지 정갈하게 나와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습니다.
쇼핑과 카페 문화도 점점 발전하고 있는 센다이 시내에는 이치반초 쇼핑거리, 클리스로드, LOFT 백화점 등이 밀집해 있어 일본의 로컬 쇼핑 문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니가타: 쌀, 술, 바다… 진짜 일본의 일상
니가타는 일본 서해안에 위치한 항구 도시이자, 일본에서 가장 쌀이 맛있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니가타산 고시히카리는 일본 내에서도 최상급 품질을 자랑하며, 덕분에 니가타는 미식의 고장이라는 별칭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고풍스러운 거리와 항구도시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가 어우러져 전통적인 일본 감성을 느끼기에 이상적인 여행지입니다.
가장 먼저 소개할 명소는 사도섬입니다. 배를 타고 약 2시간 이동하면 도착하는 이 섬은 자연의 고요함과 전통 문화가 잘 보존된 공간입니다. 과거 금광 산업이 활발했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사도 금광 박물관’에서는 당시 채굴 방식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다라이보트 체험은 독특한 경험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본섬에는 천년 고찰 야히코 신사가 있습니다. 일본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소원을 이루어주는 신사’로 알려져 있으며, 울창한 삼림과 함께 걷는 참배길이 힐링 산책 코스로 제격입니다. 신사 인근에는 로프웨이와 작은 온천 마을이 있어 당일치기 여행에도 적합합니다.
니가타는 일본 대표적인 사케 생산지이기도 합니다. 연중 다양한 사케 페스티벌이 열리며, ‘니가타 사케 뮤지엄’이나 시내의 전문 매장에서는 100종 이상의 사케를 시음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항구도시답게 초밥과 해산물의 품질이 매우 뛰어납니다. 시내의 벼룩시장 초밥가게나 노포 스시야에서는 제철 생선으로 만든 오마카세 코스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겨울철에는 묵은 눈이 만드는 설국 분위기도 니가타의 매력입니다. 도심과 가까운 묘코 고원 스키장은 눈 질이 부드럽고 리프트 시설이 잘 되어 있어 초보자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으며, 눈 내린 야경과 함께 온천욕을 즐기면 여행의 피로가 단번에 사라집니다.
도호쿠 지역은 화려한 대도시 대신 조용하고 깊은 일본의 아름다움을 담은 공간입니다. 아오모리에서는 자연과 예술의 정수를, 센다이에서는 역사와 도시의 여유를, 니가타에서는 미식과 전통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직 국내 여행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 지역들은 ‘나만 알고 싶은 일본’을 찾는 이들에게 완벽한 목적지가 될 것입니다. 다음 일본 여행은 평범한 곳 대신, 도호쿠의 숨겨진 보석 같은 도시들로 떠나보세요.